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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창작자 지원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세미나 II - 안소현

2017.04.15

글쓰기의 이해와 비평적 글쓰기의 실천


이번 세미나에서는 정서영의 작품을 함께 분석해보고, 참가자들이 쓴 정서영의 <쇼케이스 쇼케이스>(2015) 에 대해 함께 논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위해 먼저 일민미술관에서 열렸던 정서영의 《큰 것, 작은 것, 넓적한 것의 속도》 (2013), 아트선재센터와 시청각에서 열렸던 《커넥트1:스틸 액츠》(2016)와 《정서영전》(2016) 속의 작품들과 이에 대한 몇몇 비평문들을 함께 살펴보았다.


흔히 전시 서문 혹은 비평문에서 발견되기 쉬운 오류 중 하나는 관객들이 결코 접근할 수 없는 - 작품에 대해 본 것을 쓰는 것이 아닌 ‘보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에 대한 - 이야기를 쓰려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보단 시각적 분석에 충실하여 글을 여는 것이 좋으며, 지표(Index)에서 과도한 상징(Symbol)으로 바로 넘어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의도/의미부여와 관람객/비평가의 시선 사이의 차이에서 비평가는 관람자에게 독해 가능한 영역을 소개하는 것이 흥미진진한 글이 될 수 있다.


정서영의 작품은 작가 본인 또한 보여준 것만을 설명하려 한다는 점에서 적확하다. 예컨대, 사물의 규칙적인 배열을 따라가도록 유도하지만 어느 순간 그 규칙이 깨어지는 지점이 있다던가, 의도한 곳으로 이끌려가다가 정작 종착점에 도달해보면 ‘별것’없는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안전한 인식의 순간이 끊어지는 지점이 발견되며, 기대하는 바를 무력화시키는 이 지점에서 관람자는 사유의 속도에 변주를 가하게 된다. 이처럼 정서영의 작품은 상징적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오히려 사물의 속성 자체에 집중할 때 비로소 관람객들에게 작품의 의미가 바로 전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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