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VII - 안소연
10월 22일, 두산큐레이터워크샵 일곱 번째 세미나는 비평가 안소연을 초청하여 진행되었다. 본 세미나는 근래에 80년대생 젊은 작가들의 인터뷰를 하고 전시서문 및 작품 분석, 비평글을 기고하며 독립공간과 기관들의 심사자문위원, 신진작가 멘토링 등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비평가 안소연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2016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에 참여하는 세 명의 기획자는 80년대생으로, 동년배 작가들에 집중해서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여, 평소에 비평가 안소연이 보여주었던 평론을 통해 현 세대 청년작가들의 작업 태도와 방식에 대한 피드백을 들어보았다.
<현세대의 작가들 전반의 작업태도와 방식변화>
최근 몇 년간 주요 화두로 떠오른 것은 크게 공간-전시-비평으로 나누었을 때, 공간은 신생공간, 독립공간, 개방형 스튜디오에 주목했다. 특히 개방형 스튜디오는 작가들이 대안적인 공간으로써 기획자 및 타 작가와 협업을 하는 등 확장 가능한 건강한 네트워크의 방식이자 현상으로 보인다. 전시의 경우, 2015년부터 눈에 띠게 굿-즈, 소규모출판/인쇄, 화이트큐브 디자인 전시들이 등장했으며, 여기에 끊임없이 오르내렸던 세대론에 대한 이야기와 작품에서 드러나는 포스트인터넷의 징후들을 살펴볼 수 있다. 공통적으로 것으로, 작가들이 시각성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미지를 생산 및 해체하며 거대 인터페이스 안에서 비선형적인 거대서사 또는 완전히 소거된 비서사에 대한 특징들에 대한 것이다. 소위 88만원 세대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기저에 인정하고 들어가면서 개개인의 작가가 여기에 탈주할 수 있는 다른 영역의 공간을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이전 세대들과의 차이를 짚어볼 수 있다. 디지털 세대인 이들은 스크린의 안에서 밖으로 나가며 가상의 미디어 환경에서 확장도 아닌 다른 영역을 탐색하기도 한다.
이에 80년대생 작가들 몇 명을 예시로 언급하였다. 이 중에는 그림이나 조각이라는 정체성을 붙잡고 전통적인 방식에서 출발점을 삼다가 가상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거치는 작가들을 살펴보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어떠한 대상도 아닌 대상 및 사물이 휘발된 이미지로만 소비한다. 이는 히토 슈타이얼이 말하는 것과 같이 우리 모두가 다같이 공허함과 블랙홀 속에 놓여있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더듬는 것과 같다. 또한, 인터넷에서 유포되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학습하고 철저히 외부에서 리서치 하는 등 회화도 조각도 이미지의 코드로 치환되는 시각적 구조에 대한 작가의 탐구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지금의 조각은 무엇인가>
나아가, 조각에 포커스를 두어 조각의 현대성에 대한 미술사적인 흐름을 짚어보았다. 형태들을 이미지로 바라보고 불분명한 윤곽선과 비서사적인 것을 담은 로댕의 조각부터 짚어 보았다. 또한, 대상에 대해 총체적인 인식을 기계미학에서 찾고자 했던 미래주의의 보치오니, 나움 가보 등과 실제 공간과 실제 재료, 관람자를 이동시키는 연극적인 특징, 행위 등 미니멀리즘 조각에 대한 개념들을 살펴보았다. 이 시대에는 비물질적, 비정형적인 것을 통해 경험과 과정만이 중요했으나 현재는 경험의 지점이 다르며 수집의 개념이 강하게 드러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휘발된 이미지 자체를 쏟아내기도 하고 재료의 대상성들을 제거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현재 청년작가들은 현존하는 무엇과 대면하고자 하는 것보다 분절되고 해체된 작업들을 데이터화하는 것에 주목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서적으로 공유한 집단적 감수성의 공집합이며 여기에서 또 다른 의미의 보편성을 획득하는 것이 지금의 한 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