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VIII - 이주요
여덟 번째 워크샵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이주요의 작업과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1) 작업에 대한 이야기
이주요는 이태원 작업실에서 해온 2년간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로 세미나를 시작했다. 시장골목과 맞닿아 있던 이태원 작업실은 시장이 문을 연 낮시간과 모두가 떠난 밤시간이 완전히 다른 독특한 공간이었다. 이 곳에서 작가는 주변의 상황에 섬세하게 반응하면서 스스로에게 집중했다. 작업들은 아주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에서 출발해서 심미적 혹은 실용적 의미가 담긴 주변의 오브제들을 만나면서 완성됐다. 스스로가 가진 불안감, 연약함, 부족함에 대항하는 방식으로 드로잉이나 글, 혹은 낡고 일상적인 사물들을 변형하여 새로운 기능을 지닌 오브제로 바뀐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들은 네덜란드의 반아베 뮤지엄, 독일 프랑크푸르트 현대미술관을 거쳐 현재 아트선재센터에서 전시되고 있다.
작업들이 너무 사소한 것들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사소한 것들이 어떤 식으로든 인간의 인문학적 혹은 지적인 힘, 그리고 인간이 경험한 것들을 끌어올 수는 위대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가장 큰 힘 중 하나이고 이 때문에 인간으로서의 삶의 의미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2) 작가로서의 삶
이주요는 작가로서의 삶이 필연적인 외로움을 지닌 존재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렇기에 혼자 작업하는 시간에 몰려오는 엄청난 중압감을 견뎌내고, 자신을 제대로 대면할 수 있는 사람만이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작가로서의 태도에 대해서는 ‘아무리 사소한 것에라도 몰두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라고 되물었다. 예술은 신이 내린 것이 아닌, 인간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Manmade’의 힘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이 부분이 드러나는 작품을 볼 때 감동하게 된다고 했다.
3) 3기 참가자들이 기획하고 있는 전시에 대해
주제가 전달하는 의미에 대한 의구심이 올라오지 않도록 만드는 것은 결국 매체(미디움)의 힘이며, 작품들 간의 명확한 관계망들이 보일 때 전시의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