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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창작자 지원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세미나 Ⅴ - 박경신

2023.10.07

세미나 5 – 박경신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사유로서의 기획, 언어로 표현된 기획서에 관한 권리를 보장받기는 쉽지 않다. 전시에 관한 저작권을 주장하기 어려운 까닭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업으로 완성된 전시의 저작권과 소유권이 기획자에게 온전히 귀속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질문이 뒤따라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 기획자와 저작권이 친연성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분명한 표기와 보호가 따를 때야 기획자의 지적이고 비물질적인 노동, 노력이 간과되거나 소외 당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기획자 또한 저작권에 관한 존중의 마음을 가지며, 예술가와 그의 저작물에 관한 권리를 보호할 수 있다. 사회적 장치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기획자는 보다 더 안전히, 전시의 방식과 형태를 실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유승아 (DCW 2023)

 

 

전시기획자가 저작권으로부터 보호받기 어렵다는 첫 문장을 전제로 두고 시작된 세미나는 예술계 저작권 논쟁을 다룬 사례들을 살펴보는 것과 더불어, 간과하기 쉬운 계약서 상 기재되는 한 단어, 한 문구가 가진 의미의 첨예함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계약서 작성과 크레딧 기입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며, 함께 일하는 동료, 기획자-작가 간의 상호 신뢰와 권리, 인정과 보상 등 계약서와 크레딧에 기입되는 글자 너머의 영역까지도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한편 섬세하고 적확한 계약서 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듣고 난 이후에도, 사실상 빠듯한 예산과 급박한 일정, 공적이면서도 사적인 관계가 엮인 상황에서 진행되는 전시에서 이를 사전에 문서화하는 일, 원하는 바를 제안하고 합의하고 설득하는 일이 여전히 어렵고 낯선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좋은 전시가 만들어지기까지 그리고 전시 이후에, 전시 주체들을 보호하고 지지하는 문서화와 공식화가 자연스러워지고 실제로 작동되는 흐름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 중요함을 느낀다.

- 이상엽 (DCW 2023)

 

 

박경신 선생님과의 시간은 기획자가 닿을 수 있는 모든 이들과의 '타협', '분쟁 해결'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동시에 다소 낯설고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저작권'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실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각종 계약서가 있지만, 기획한 전시에 대한 권리를 얼마나 주장할 수 있는지, 나아가 해당 서류를 작성하여 날인함으로 어떠한 다종다양한 결과가 파생되는지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 본 세미나는 내가 배포, 기록한 공식적인 문장들이 어떻게 실질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 그 해석이 타당한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며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한편으로는, 기획안이 기획자 고유의 저작물로 귀속되지 못하고 '아이디어'로 구분되어 주인없이 허공을 맴돈다는 사실이 무력감을 주기도 했다. 무력감은 많은 기획자들을 관통하여 정지상태로 내몰기도 한다. 그럼에도 모두에게 손상이 가지 않는 방식의 타협을 찾는 것 또한 기획자가 고려해 볼 지점으로 읽힌다.

- 이지언 (DCW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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