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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창작자 지원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세미나 VII - 김신재

2022.12.27

7차 세미나 – 김신재 (프로듀서/큐레이터)

 

 

작업의 조건과 환경을 결정짓는 제작 과정은 작품이 만든이의 손을 떠나 특정한 장소를 가지게 되는 순간, 비로소 작업의 일부가 된다. 예술에서의 ‘제작’이란 주어진 시간과 자본의 조건을 돌파하며 만들기와 짓기의 과정에 동참하는 일이다. 작업이 생성되는 밀도 높은 과정 안에서 창작자는 여러 조력자들과 함께하게 되며 이들의 역할 역시 조건 속에서 변화한다. 제작의 일은 작업이 지정된 장소를 떠난 이후에도 유통과 배급, 배포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길고 지난한 제작의 과정을 지속하고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서로 간의 명확한 역할 제시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더 나아가 크레딧과 베네핏에 대한 협의로 이어지며, 낯설더라도 ‘우리'의 약속이 효력을 갖기 위한 문서화는 필수적이다. 

 

– 이미지 (DCW 2022)

 

 

누군가에게 익숙해진 방식, 사건은 앞단에서 좋은 선례와 형식 구축을 위해 지난한 과정과 시행착오를 겪은 이들의 노고 덕분일 것이다.
이번 시간에는 영화, 영상 제작과 미술의 경계에서 프로듀서/큐레이터로 개척자처럼 활동한 강연자의 목소리로 전시장에서 흥미롭게 봤던 영상의 제작 방식과 그 세계의 작동 방식을 들었다. 특히 와닿았던 지점은 '예술에서의 영상작업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다. 본인이 영화, 무빙 이미지, 미디어의 실험적인 교차로 제작된 영상들을 보며 막연히 그 경계에 대한 의문만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상 제작에 협력한 이들의 전문 분야에 따라 달라진 영상의 흐름, 주제, 표현 방식을 좀 더 세밀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늘 관심 있던 크레딧, 협력의 범주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었다. 작가, 큐레이터, 프로듀서와 같이 명명된 창작자의 역할도 프로젝트마다 매번 달라진다는 점, 이에 다중의 역할에 대해 충돌하지 않고 존중할 수 있는 협업에 대한 관점을 더하게 되었다.

 

– 이민아 (DCW 2022)

 

 

이름을 부여받지 못한 행위들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는 이름을 붙이면서 행위에 당위를 부여하거나, 혹은 이름으로부터 그의 명분을 찾곤한다. 그렇다면 이름 없는 움직임은 어떤 방식으로 저 자신의 운동을 설명하고, 무엇으로부터 행위의 구실을 얻을 수 있을까? 영화, 미술, 공연 이제는 더 이상 영역이 엄밀하게 구분되지 않는 듯 보이는 지금 현장에서 각 영역의 서로 다른 이름들이 교차하고 있다. 미술에서의 프로듀서.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이 직함은 미술에서 적확한 방식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는 ‘프로듀서’뿐만이 아니다. ‘큐레이터’도 마찬가지처럼 보인다. 오늘 미술에서 저자로서의 큐레이터, 행정가로서의 큐레이터, 비평가로서의 큐레이터 등 수많은 이름들이 하나의 단어를 교차하고 있다. 한 가지 단어로부터 출발하는 여러 가지 활동. 하나의 이름을 수행하지 않는 운동. 이 좁히지 않는 간극에 수많은 미술 노동자가 자리한다. 
한 이름의 테두리 안에서 스스로를 설명하기보다 그 테두리로부터 누락된 움직임을 주목하는 것. 그리고 사후적으로 불러보는 이름. 우리는 미술의 역사가 그래왔던 것처럼 형식이 아우르지 못하는 장면들을 끊임 없이 발굴하려 시도해야 할 것이다. 내용으로부터 형식을 만드는 일 말이다.

 

– 이민주 (DCW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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