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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창작자 지원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세미나 VIII - 김재리

2022.12.28

8차 세미나 – 김재리 (안무가/드라마투르그)

 

 

드라마투르그이자 안무가 김재리는 무용사적인 관점에서 몸의 움직임이 총체적인 개념의 ‘춤’에서 점차 ‘춤’을 구성하는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단위들로 분할되고, 이들이 다시 그 질서와 논리를 기록하는 ‘안무’로 구별지어진 지점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이러한 과정과 변화에 귀를 기울이며, 시간 안에서 옮겨지는 주체의 변화에 관해 생각했다. 김재리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주체는 비어있는 몸과 익명성을 지닌 채, 흔들리고 뒤얽히며 연루되는 과정으로서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움직임의 질서를 기록하는 안무가는 무용에서의 노테이션과 스코어의 차이를 분명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시간 안에서 스스로 변이하며 옮겨지는 주체성이란 랑시에르가 일컬었듯 ‘따로’와 ‘함께’의 공가능성 속에서 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대 위와 밖의 움직임, 춤과 안무, 무용수와 안무가를 구분짓는 분할선과 절곡면은 역설적으로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드러낸다. 이와 같은 고민을 전시장에서의 몸에 대한 질문으로 연결지으며, 전시는 어떠한 구분과 경계를 그리고 여백과 여지를 남겨둘 수 있을 것인지 자문해본다.
 

– 이미지 (DCW 2022)

 

 

미술과 무용을 매개해준 시대 배경, 제도와 기관의 기능을 이해한 뒤 미술 공간에서의 퍼포먼스, 무용, 안무를 다른 시각에서 읽게 되었다. 또한 관객의 능동적 개입과 이해를 위해 공연의 시간, 공간, 분위기 등의 순간들을 어떤 변수로써 다루었을지 짐작해본다. 불안정한 움직임, 표현이 순간 촉발한 에너지는 찰나에 스쳐 지나가도 다음 공연, 연출을 위한 레퍼런스로 남는다. 
미술사에서 서술되던 퍼포먼스와 협업을 무용사에 축의 무게를 옮겨 이해해볼 수 있었기에 흥미로웠다. 무용, 안무의 언어가 담는 미묘한 재미와 함께 과연 미술관에 가져올 수 없는 것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전시에 대한 질문으로 꼬리를 남겼다.

 

– 이민아 (DCW 2022)

 

 

퍼포먼스라는 큰 단어가 아우르는 영역을 생각해본다. 연극, 무용, 미술. 무대와 전시장을 오가는 이 수행적 움직임은 인간의 살아있는 몸과 동작에 의해 창조되는 사건을 포괄한다. 그 이유로 미술에서는 아주 느슨한 의미로 수많은 사건을 묶어내는 만능 키워드가 되곤 한다. 하지만 이것도 저것도 전부 퍼포먼스가 될 수 있을까? ‘퍼포먼스’라는 큰 덩어리 안에 뻗어있는 무수한 갈래를 섬세하게 살펴봐야 하는 건 아닐까? ‘융합’과 ‘복합’. 모든 걸 ‘융복합’하려는 시도가 당대 미술에 넘쳐나는 상황에서 미술과 공연 퍼포먼스를 구획하고 그 영역의 특수성을 헤아리려는 노력은 다소 시대착오적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움직임을 하나의 덩어리로 환원하는 일은 언제나 폭력적인 방식으로 드러난다. 춤과 퍼포먼스의 차이가 무엇인지, 공연계와 미술계가 어떤 방식으로 몸을 다르게 대하는지, 전시와 퍼포먼스는 어떤 시간성으로 어느 장소에서 만나는지. 앞선 커다란 질문 앞에서 끊임없이 대답하는 과정으로부터 우리는 개별적인 몸짓의 고유성과 정치성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민주 (DCW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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