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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창작자 지원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세미나 II - 안소현

2019.04.26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의 두 번째 세미나는 아트스페이스 풀의 디렉터 안소현의 전시 방법론과 기획 사례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 강의는 완결된 전시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물리적, 제도적, 시대적인 한계와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우회하는 전략과 그 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했던 시행착오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가 가장 최근에 기획한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추모하는 《바다는 가라앉지 않는다》(2019)는 아직도 현실에서 진행 중인 민감한 이슈를 다루어야 하는 전시였다. 그만큼 해결되지 않은 사안에 대하여 섣불리 이야기하지 않으면서도,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지 않아야 했다. 따라서 세월호라는 사건을 다룸에도 그것이 미술적인 언어로 구현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였고, 그 과정에서 지나친 재현을 포함한 작품을 걸러내거나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면서도 기획의 틀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았던 기억을 기묘하게 상기시키는 작업들을 선별하게 되었다. 

 

《정글의 소금》(2017)은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전시였는데, 그는 두 국가의 문화적인 교류를 장려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사회주의 국가의 검열을 피해서 전시를 꾸려야 하는 장애물이 놓여있었다고 설명한다. 이를 우회하기 위한 전략을 고안하는 과정을 들으며 전시가 할 수 있는 발언의 방식이 외부에 의해 결정되고 조정될 수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또 다른 전시 《퇴폐미술전》(2016)은 1937년 당시 나치가 아방가르드 미술을 공적으로 비난하고 억압하기 위해 기획한 전시의 형태를 패러디 한 것으로, 디스플레이가 전시의 의미를 어떻게 조직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레였다. 그 밖에도 홍진훤 작가의 개인전 《랜덤 포레스트》(2018), 송상희 작가의 《변강쇠歌 2015 사람을 찾아서》(2015) 등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기획되었던 그의 대표적인 전시 기획 사례를 살펴보았다. 

 

기획에 있어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현실적인 제약들을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도 예술의 정치성을 둘러싼 본인의 관점을 명확하게 시각화하는 효과적인 장치들을 예민하게 고민하며 전시를 만들어가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전시의 형태나 방식이 작품의 성격과 내용에 따라 유연하게 선택되어야 하면서도, 동시에 전시 기획의 실천이 큐레이터의 고유한 창작의 영역으로써 기능할 수 있어야 함을 함께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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