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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창작자 지원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세미나 I - 안소현

2018.04.03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의 첫 세미나는 기획자이자 비평가이고 아트스페이스 풀의 디렉터인 안소현이 2011년부터 현재까지 기획한 전시를 하나씩 짚어보면서 진행되었다. 

 

우선 첫 기획전이었던 <강 같은 평화>(2011)를 통해서는 전시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4대강에 대한 발언을 하기 위해 작가들과 함께 전시를 만들었던 경험을 다루었다. 당시에 4대강 사업이 이미 진행되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는 더 이상 손쓸 수 있는 방법이 없었지만 뒤늦은 시기야말로 예술이 말해야 하는 때라고 믿고 발언하고자 했던 전시였다.

 

<X-Sound>(2012), <끈질긴 후렴>, <백남준 온 스테이지>, <랜덤 액세스>는 안소현 큐레이터가 백남준아트센터에 재직 중일 때 공동 기획 혹은 단독 기획으로 꾸렸던 전시들이다. <X-Sound>에서 존 케이지와 백남준의 관계에 대한 역사적 리서치를 토대로 동시대 작가와 함께 했는데, 당시에 공동 기획을 통해 일정 이상의 규모의 전시를 만들 수 있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단독으로 기획한 <끈질긴 후렴>(2013)를 통해서 명확한 주제를 먼저 잡아두기보다 점진적으로 주제를 다듬어가는 과정을 거쳐 큐레이터로서의 지향점을 분명히 할 수 있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외에도 <백남준 온 스테이지>(2015)를 통해 소장품을 전시할 때 감행했던 설치의 실험들, 그리고 <랜덤 액세스>(2015)를 진행하면서 미술관의 공간 및 제도와 부딪히며 고민했던 바를 나누었다.

 

독립 큐레이터로 기획했던 개인전과 기획전을 통해서 전시의 성격에 따른 큐레이터의 개입과 관련된 고려 사항도 다루었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작가를 비롯한 여러 참여자들을 매개하는 것에 대해 정은영 개인전 <전환극장>(2015)과 송상희 개인전 <변강쇠>(2015)의 예시를 들어 이야기했고, <퇴폐미술전>(2016)과 <정글의 소금>(2017)을 통해 전시가 메시지를 전하는 힘을 확인하거나 정치적인 압박 하에 우회하기 위한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다루었다.

 

이처럼 첫 세미나를 통해 당면한 조건과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큐레이터의 고민에 대해 구체적인 경험에 기대어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원칙을 탐색하기보다 각 사례에 따라 작가와 큐레이터, 그리고 작업과 기획의 역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살펴보면서 워크샵 참여자들의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해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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