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어 라이프〉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인공 신체를 통해 되살아난 한 여성이 실험실 밖으로 나오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2026년, 브리짓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50년간 인류는 눈부신 기술적 진보를 이룬다. 그리고 2075년, 한 연구자의 집착과도 같은 실험에 의해 브리짓은 인공 신체 안에서 다시 깨어난다. 브리짓은 자신의 존재를 둘러싼 실험을 이해하려 애쓰지만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50년 전의 삶으로 가득 찬 브리짓의 의식과 기억은 낯선 세계와 끊임없이 불화한다. 작품은 죽음 이후에 새로운 삶을 얻은 브리짓을 인간으로 볼 수 있는지, 그녀를 여전히 브리짓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질문한다.
과학기술이 숨가쁘게 발전하는 오늘날, 인간을 인간으로 규정하던 경계선은 희미해지는 듯 하다. 〈모어 라이프〉는 마침내 죽음을 극복하고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불멸의 시대에, 인간의 조건과 자아 정체성에 대해 되묻는다.
기획∙제작: 두산아트센터
작: 로런 무니 & 제임스 예이트먼(Lauren Mooney & James Yeatman)
번역: 김수아
연출: 민새롬
출연: 공지수 김용준 마두영 이윤재 이주영 이진경
두산인문극장
두산인문극장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사회학적, 인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자리로 매년 주제를 정하여 그와 관련한 공연, 전시, 강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2026 신분류학 New Taxonomy
2025 지역 LOCAL
2024 권리 Rights
2023 Age, Age, Age 나이, 세대, 시대
2022 공정 Fairness
2020 푸드 FOOD
2019 아파트 Apartment Nation
2018 이타주의자 Altruist
2017 갈등 Conflict
2016 모험 New Imagination on the Extended Territory
2015 예외 例外 Exception, Mutation, or Abnormality on the Borders
2014 불신시대 The Age of Distrust
2013 빅 히스토리: 빅뱅에서 빅데이터까지 Big History From Big Bang to Big Data
두산인문극장 2026: 신분류학 New Taxonomy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세상을 나누나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22년 7월이다. 이전에 우주를 관찰하던 허블 망원경에 비해서 100배의 능력을 갖춘 이 망원경은 우리가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엄청난 숫자의 별들이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 우주 탄생 초창기부터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우리가 생각했던 우주에 대한 이론에는 이 시기에 블랙홀은 없었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블랙홀이 많이 발견되었다. 우리가 포함된 우주를 이해하려면 이론을 뒤엎고 새롭게 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우주에 대한 이해를 다시 한다고 문제가 그냥 풀리진 않는다. 국경은 흔들리고 힘의 간섭은 국경을 넘는다. 약자에 대한 배려, 함께 누리는 번영, 분쟁 없는 평화 같은 가치들은 휴지통에 들어가기 직전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원칙들도 모두 도전 받고 있다. 이 세상을 이해하려면,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근본부터 검토를 해야 한다. 새롭게 생각을 하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새롭게 분류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
물론, 분류는 완전할 수도 없고, 기준도 임의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계는 깔끔한 법이 없고 에너지가 넘친다. 시간이 흐르면 쉽게 빛도 바랜다. 그래도 우리는 새롭게 분류하는 것을 멈출 수는 없다. 경계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경계를 다시 그어보려고 한다. 우리는 우리가 안주해 온 문명, 그리고 그것을 받치고 있는 과학의 근본적인 지형의 변화에서 시작해서 그 속에 둥지를 튼 생명과 인간, 그들이 이룬 사회적 약속의 변화까지 새로운 분류학을 세우는 과정을 통해 접근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