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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창작자 지원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세미나 Ⅶ - 현시원

2024.12.13

세미나 Ⅶ - 현시원

 

큐레이터의 글쓰기는 어떤 것이고, 앞으로 무엇이 되어야 할까? 현시원 선생님과 함께 진행한 워크숍에서는 큐레이터의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시에 붙는, 혹은 도무지 전시에 붙지 않는 여러 종류의 글들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비평가의 글쓰기로부터 차별화되는 큐레이터의 글쓰기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망하게 된 글에 대한 이야기도 허심탄회하게 나누다 보니,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동의 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되었다. 

- 김여명

 

이번 세미나는 큐레이터에게 주어진 가능성의 장으로서 미술 글쓰기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특히 연사로 참여해 주신 현시원이라는 선생님의 세계 속에서 글쓰기가 이루는 개념에 조금 더 근접하게 다가가 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선생님은 오래전부터 스스로에게 ‘독립 큐레이터’라는 역할을 부여하며 이를 기점으로 큐레이터의 글쓰기를 나름대로 구성해 오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미술 글쓰기가 기존의 딱딱한 문법을 벗어날 수 있는, 달리 말해 완벽하게 잘 구축된 글의 세계에서 비껴나 외부를 맴돌 수 있는 여지가 허락된 장르라는 고찰이었다. 미술 글은 정합의 차원으로 압축되지 않는 비선형적이고 불명료한 미술 작품의 특성으로부터 시작되고 이어지기에 (때로는 이를 상상하며 쓰이는 기반이 되기에) 합리적인 결과로 도출되지 않아도 무방한 분야다. 오히려 그렇게 정해진 길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미술 글의 목적일 수도 있겠다. 그런 점에서 미술 글은 쓰이면서 파생되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흡수하고, 미술 글을 쓰는 이는 이를 너그러운 태도로 받아들이면서 여기서 확장될 가능성을 확인하고, 미술 글 독자는 그 열린 가능성을 토대로 증폭된 상상력을 끌어내며 저마다의 역할로 순환한다.

- 김진주

 

‘큐레이터의 글쓰기’를 주제로 한 이번 워크숍은 나에게 큐레이터로서 글쓰기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부터 다시 짚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 큐레이터가 쓰는 글의 종류는 아주 방대하지만, 그중에서도 이번 워크숍에서 주로 논의된 전시 서문에 국한해 생각해 볼 때, 가장 우선시해야 할 ‘보기’의 실천을 종종 간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예술작품을 둘러싼 방대한 리서치 자료에 갇혀, 보기의 감각을 제한하는 글이나 연관된 배경 정보를 서술하기에 급급한 글을 쓰기도 했다.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는 글보다 감각을 ‘촉발’하는 글을 쓰는 것에 보다 주안을 두어 보고 싶어졌다. 또한 워크숍을 진행한 현시원 큐레이터는 현장에 직접 참여해 관찰하거나 대상과의 인터뷰를 통한 현상학적 접근을 행한다는 점에서 질적연구 방법과 큐레이터의 글쓰기 사이의 유사성을 언급하기도 했으며, 글쓰기의 기술적인 요소로서 시점(글쓰기 주체와 대상의 위치성)과 시제의 설정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현시원 큐레이터가 마감이 있는 글쓰기와 달리 ‘글쓰기는 동사다’라 언급한 것과 같이 쓰기를 일상화하고, 수동성에서 벗어나 현장성에 보다 무게를 두며, 학술적인 글쓰기 틀에서 벗어나 구어체적인 글쓰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 볼 계획이다. 

- 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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