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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창작자 지원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세미나 II - 장혜정

2022.07.02

큐레이터의 태도와 방법론 2 – 아이디어가 전시가 되기까지

 

 

앞선 두 번의 세미나에 함께하며, 연쇄적으로 깜빡거리는 무언가에 대한 심상을 떠올렸다. 누군가의 디렉토리와 리스트를 참조하는 일은 그 사람의 꼬마 전구가 반짝이는 순간들을 관찰하는 일이었다. 기획자를 한 명의 창작자로서 바라보고, 그가 스스로 프로젝트에 얼마나 개입하고 침투하는지에 따라 자신의 역할과 영역을 선택적으로 정의한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만 흥미롭게 다가왔다. 기획의 주체에게는 상황에 따라 낭만적인 사유와 냉철한 판단, 양가적인 입장이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무엇과 누구 사이의 관계를 그리며, 주고받기를 통해 쌓여가는 전시(혹은 이외의 모든 ‘함께하기’)의 과정에서 상호적인 존중과 애정은 필수적인 요소로서 작동한다. 이때 재고되어야 할 것은 이것이 행해지는 방식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받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헤아려보고 재량하는 것이 오랜 동행을 유지할 수 있는 관건이자, 되려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방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 이미지 (DCW 2022)

 

 

전시를 기획할 때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작가, 관계자들과의 긴밀한 소통 그리고 관계 유지일 것이다. 작가, 기획자, 디자이너가 서로 생각하는 전시 목적에 뜻이 잘 모일 때도 있지만 각자가 지향하는 점이 다를 경우에는 의견 충돌이 발생할 수 밖 없다. 이런 타인과의 관계를 포함해 전시 내, 외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잘 정리하여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결국 기획자의 일이 아닌가 생각했다. 
더불어 준비하는 전시/프로젝트가 단독 기획인지 협력 기획인지, 작가의 신작 제작이 포함되는지 아닌지, 후원사나 재단이 주최하는 프로젝트에 섭외되어 기획하는지 등의 상황, 유형에 따라서도 전시 꾸려나가는 일은 매 순간 다를 것으로 예상한다. 여러 성격의 프로젝트를 통해 관계를 배우고, 우리 사회에서 미술로 말할 수 있는 적절한 메시지를 전시에서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기획에 도전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 이민아 (DCW 2022)

 

 

하나의 전시/프로젝트를 만드는 일에 품이 많이 든다. 아직 있지도 않은 작품과 공간을 상상하기도 하며 머릿속의 장면과 현실의 풍경을 일치시키려 끊임없이 새로운 도면을 그려야 한다. 기획은 창조적인 영역의 일로서 행정적인 차원부터 사람을 끌어모아 소통의 기술을 익히는 일까지 여러 갈래의 움직임을 하나의 율동으로 묶어내는 일이라고 여긴다. 율동의 안무가로서 기획자는 공동기획, 협력기획, 단독기획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의 참여자들과 협업하며 개인전, 단체전, 후원전 등 전시의 형식에 맞춰 기획의 태도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전시의 형식 아래서 아직 없는 풍경을 만드는 일인 만큼 상황에 맞는 융통성과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민주 (DCW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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