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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연강예술상

창작자 지원두산연강예술상
이자람
DAC Artists Info

수상

2014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 <추물/살인>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 <서편제>

2012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음악부문

         홍진기 창조인상 문화부문

2010 폴란드 콘탁 국제연극제 최고여배우상 <사천가>

 

작품

2015 판소리 단편선_마르케스 <이방인의 노래> 작/작창/출연

        연극 <문제적 인간 연산> 음악/출연

2014 판소리 단편선_주요섭 <추물/살인> 작/작창

2011-현재 판소리 <억척가> 작/작창/출연

2007-2013 판소리 <사천가> 작/작창/출연

 

심사평

2007년, 이자람이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로 우리 앞에 등장했을 때, 그것은 마치 완전무장을 하고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난 아테나의 모습과 같았다. 브레히트의 서사극 <사천의 착한 사람>을 판소리로 각색한 <사천가>는 판소리의 지평을 시공간적으로 확장했다는 면에서, 서사극의 서사적 성격과 극적 성격을 판소리라는 형식 안에 조화롭게 구현했다는 면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도였다. 이자람이 만들어낸 판소리 사설은 동시대성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었고 풍자와 해학과 페이소스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판소리 소리꾼으로 무대에 선 이자람 자신의 매력이 더해진 그의 <사천가>는 날카롭게 현실을 포착하면서도 더없이 사랑스러운 공연이었다.

이자람의 새로운 시도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판소리는 병풍 치고 자리 깔고 한복 곱게 차려 입고 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던 우리에게, 대학로의 한 소극장 무대 위에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나타나 한국 사회의 성평등 문제를 재치와 풍자로 풀어내던 이자람의 <구지 이야기>는 참으로 유쾌한 충격이었다. 그 이래 ‘판소리만들기 자’의 예술감독으로서 이자람은 <억척가>, <추물>, <살인>, <이방인의 노래> 등의 창작으로 대중의 열광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었다. <사천가>와 <억척가>는 원래 유명하고 잘 알려진 브레히트의 희곡들이지만 <추물>, <살인>, <이방인의 노래>는 일반적으로 주목하지 않았던 단편소설들이다. 서술체의 소설을 판소리 리듬으로 재탄생시키는 이자람의 극작과 작창에 힘입어 우리 관객들은 잊혔거나 잘 모르는 작품의 매력을 (재)발견하는 기회를 갖는다. 이 작품을 발견하고 공연화함으로써 작품을 동시대의 것으로 살려내는 이자람의 혜안과 탁월한 작창 능력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이자람을 비롯한 ‘판소리만들기 자’ 소리꾼들의 뛰어난 소리와 연기는 작품의 예술성을 완성하는 필수적 요소다.

이자람은 우리 공연예술계에 드문 재주꾼이다. 재주꾼이라 하면 외적 표현에 능한 인물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자람은 속도 꽉 찬 진정한 재주꾼이다. 그의 행보에는 문학적 안목과 예술적 재능을 넘어 세상을 보는 자기만의 시선이 있다. 보통 재주꾼들은 이 시선이 없다. 그런 면에서 전통을 제대로 배우고 익혔고 창작력과 표현력을 두루 갖춘 제대로 된 판소리꾼, 제대로 된 아티스트인 것이다.

이자람이 말하는 바, “판소리가 하나의 창작 작업으로 인식될 때 전통 판소리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도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말은 매우 정확한 판단이다. 우리는 비교 대상이 있을 때에만 이전의 사물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전통 판소리가 이해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다른 것과 함께 놓이지 못하고 일종의 치외법권적 지위 속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판소리를 ‘공연’ 범주 속에서 객관화하는 경험을 못 했던 것이다. 이자람의 작업을 통해 우리는 다시금 판소리를 이해하게 된다. 그는 판소리를 우리 시대에 진정으로 다시 살게 했고 판소리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었다는 면에서 우리 공연예술계에 큰 자극제가 되었다. 이자람은 우리 공연예술계에 새로운 길을 내고 있다.

_노이정 이병훈 이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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