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심청
2017.03.03 ~ 2017.03.19Space111
화수목금 8시
토 3시 7시 / 일 3시
정가 30,000원
비지정석
만 13세이상 관람가(중학생 이상)
러닝타임 110분
문의 : K아트플래닛 02-742-7563
기타선율과 북소리, 아름다운 마임이 함께하는 연극!!
언젠가 찾아올 죽음을 당당하게 응시하려는, 칠순을 바라보는 작가의 절박하고 진솔한 의지가 담긴 작품!
살아있는 모든 것은 반드시 죽어 없어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는 그 엄연하고 불가피한 진실을 애써 잊고 외면하거나, 까마득한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하며 산다. 그러다 문득 삶의 종말이, 죽음이 뚜렷한 실체로 다가옴을 깨닫는 순간 화들짝 놀라 어쩔 줄 몰라 한다. 이강백의 신작 <심청>은 죽음을 마주한 순간 우리의 모습이 어떠할지, 어떠해야 할지…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죽음 앞에서도 자기존엄성을 잃지 않는 두 인물의 이야기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심청가’. 이강백의 <심청>은 효를 주제로 하는 ‘심청가’를 ‘죽음’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살피고 있다. 삶을 살아내는 데 급급할 뿐 그 너머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는 사람들. <심청>의 주인공 간난과 선주도 죽음을 준비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는다. 둘은 두려워 떨며 저항한다. 겉보리 스무 가마에 팔려와 제물이 될 운명에 처한 간난은 억울한 죽음에 식음을 전폐하고, 선주는 곧 닥칠 죽음을 애써 무시하며 어린 간난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고뇌한다. 그리고 둘은 서로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깨닫는다.
이강백의 깊이 있는 언어와 ‘떼아뜨르 봄날’의 경쾌한 리듬감이 조화를 이루는 무대!
이강백의 희곡은 절제되고 함축적인 언어를 통해 차분하고 성찰적인 방식으로 삶의 날카로운 경계를 짚어낸다. 그의 언어 하나하나는, 마치 바둑기사가 장고 끝에 돌을 놓을 지점을 선택하듯 신중하고 더디고 무겁기까지 하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언어를 대체하는 여백과 침묵의 순간들이 언어 못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이강백의 희곡의 특징이다.
이수인 연출은 이 무거운 작품을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예측할 수 없는 변덕스러움을 동반하면서 내달리는, 떼아뜨르 봄날 스타일로 풀어냈다. 작가의 날카로운 성찰을 고스란히 짚어내되, 여백을 파고들어 작품의 밀도를 높였다. 떼아뜨르 봄날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심청>에도 코러스가 등장, 구음과 노래, 연주로 무대 위에 경쾌한 리듬을 펼쳐놓는다. 더하여 아름다운 마임이 인물들의 정서를 대신하면서 아주 특별한 관극 체험을 선사한다.
작품 줄거리
일평생 9척 상선으로 중국과 무역을 해온 선주는 해마다 어린 처녀들을 제물로 바쳐왔다. 어느덧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나이가 되어 마지막 제물이 될 간난을 겉보리 스무 가마에 사온 선주. 하지만 간난은 절대로 바다에 빠져 죽지 않겠다고 버틴다. 설상가상 세 아들은 간난을 설득하는 아들에게 선주 자리를 물려주라고 압박하고… 선주는 고심 끝에 경리에게 간난과 함께 도망가 살라고 권유한다.
Creative Team
작 이강백
연출 이수인
출연 송흥진, 정새별, 이두성, 신안진, 이길, 김승언, 박창순, 강명환, 김솔지, 윤대홍, 김재겸
스탭 드라마터그 우수진, 움직임지도 이두성, 무대 정영, 조명 성미림, 의상 김동영, 소품 박현이, 분장 김근영,
음악감독 박소연, 음향 엄태훈, 사진 김두영, 조하린, 그래픽 김우연, 무대감독 최소현, 조연출 김수정
기획 두산아트센터, 극단 떼아뜨르 봄날
제작 극단 떼아뜨르 봄날
작 이강백
동아연극상, 대한민국 문학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대산문학상, 희곡상 등을 수상.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교수 역임.
<이강백 희곡전집> 8권 평민사 펴냄.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다섯> 당선.
연극 <파수꾼> <결혼> <봄날> <동지섣달 꽃본듯이> <칠산리> <북어 대가리> <영월행 일기> <느낌, 극락같은> <황색여관> <즐거운 복희> <날아다니는 돌> 등을 공연.
작가노트
이상하고 이상하구나. 심청전을 읽으면 읽을수록 선주가 쓴 것 같다. 직접 쓴 것이 아니라면 소위 글쟁이를 고용해서 이야기책을 쓰게 하고, 판소리 대본을 짓게 한 것이다. 직접이든 간접이든 심청전을 널리 퍼트린 장본인이 선주이다. 그래야 해마다 제물로 바칠 처녀를 쉽게 살 수 있지 않겠는가. 깊고 깊은 바다 속에 빠져도 살아나서 왕비가 된다니...... 얼마나 매혹적인가. 지원자가 너무 많으리라. 심청 하나 퐁당, 심청 둘 퐁당, 심청 셋 퐁당...... 심청은 끝없이 계속되리라.
이상하고 이상하구나. 심청전을 뒤집으면 선주가 나온다. 심청전의 진짜 주인공은 심청이 아니라 선주인 것이다. 그런데 선주도 죽는다. 제물을 많이 바쳤다고 영원히 살 수는 없다. 제물과 제물을 바치는 자에게 죽음은 공평하게 찾아온다. 기대하시라. 관객 여러분은 바로 그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
연출 이수인
극단 떼아뜨르 봄날 대표
2015년 제2회 윤영선 연극상 수상
2015년 제52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수상
2015년 제4회 레드어워드 수상
연극 <신시야화> <심청> 연출, <왕과 나><스톡홀름> 작, 연출 (2016)
<해피투게더> <헤이그 1907> <그리스의 연인들> <메데아> 작/ 연출 (2015)
<엔론> 연출(2014)
<해피투게더> <왕과 나> 작/연출 (2013)
<모르는 사람처럼> 작/연출 (2012)
<노부인의 방문> 재구성/연출 (2011)
<발코니> 재구성/연출 (2010)
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 각본/감독 (2004, 3월)
연출노트
존경하고 좋아하는 이강백 선생의 희곡을 연출하는 영광을 누려 기쁩니다. 좀 길게 버티고 살다보니 이런 일도 생기는군요.
처음 희곡을 받아 읽었을 땐 막막한 심정이 없지 않았습니다. 나처럼 경박하고 빈약한 인간이 이 희곡의 중후하고 풍부한 매력을 어떻게 살린단 말인가. 그냥 좀 쉽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일단은 해오던 방식대로 접근해 봤습니다. 뭐 답이 금방 나오던데요. 글자로만 봤을 땐 잘 안 보이던 것들이 배우의 마음과 몸을 거치면서 하나 둘 깨어나 제 모습을 드러내더군요. 연습을 거듭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작품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눈물 콧물도 자주 흘렸지요.
굳이 희곡의 매력을 구구절절 늘어놓진 않겠습니다. 우리가 발견하고 느낀 만큼의 재미와 감동이 객석에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짧고 어쩌면 허무한 인생, ‘심청’이 여러분 모두의 그리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배우 소개
송흥진 (선주 역)
연극 <스톡홀름> <해피투게더> <헤이그 1907> <그리스의 연인들> <날다, 익룡> <엔론> <뺑뺑뺑> <왕과 나> <타이터스> 외
정새별 (간난 역)
연극 <북새통의 겨울이야기> <선샤인의 전사들> <왕과 나> <고등어> <한여름 밤의 꿈_부산 밤바다> <외계인들> <이런 꿈을 꾸었다> <오해> <한탄> <햄릿머신> 외
이길 (장남 역)
연극 <해피투게더> <헤이그 1907> <그리스의 연인들> <날다, 익룡> <엔론> <왕과 나> <유쾌한 육횟집> <노부인의 방문> 외
신안진 (차남 역)
연극 <코리올라너스> <하나코> <해피투게더> <허물> <그리스의 연인들> <유사유감> <용의자X의 헌신> <엔론> 외
윤대홍 (삼남 역)
연극 <해피투게더> <헤이그 1907> <그리스의 연인들> <하인> 외
이두성 (선주보좌 역)
연극 <리어를 연기하는 배우 미네티> <없는 사람들> <순우삼촌> <시간극장>
마임 <아름다움 안에서 함께 걷기를...> <새.새.새> 외
박창순 (경리 역)
연극 <스톡홀름> <생이 사를 지배할 때> <해피투게더> <그리스의 연인들> <메데아> <치킨게임> <날다,익룡> <엔론> 외
김승언 (코러스)
연극 <해피투게더> <그리스의 연인들> <잡온론> <날개, 돋다> <반야삼촌> <배수의 고도> <퍼디미어스> <숨 쉬러 나가다> 외
강명환 (코러스)
연극 <왕과 나> <겨울꿈> <한정담> <안티고네> <열엿새달> <갈매기> <고스트> <미안합니다 픽션입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외
김솔지 (코러스)
연극 <겨울이야기> <가믄장아기> <재주많은 다섯친구> <별,자리> <코리아쉐이크> 외
뮤지컬 <서편제> <사천가> <태백산맥> 외
김재겸 (코러스)
연극 <갈매기> <왕과 나> <스톡홀름>
뮤지컬 <생명의 항해> <포장마차> 외
의외적이고도 필연적인, 이강백과 이수인의 만남
- 우수진 (드라마터그) <북새통의 겨울이야기> <유사유감> <고종의 하늘> <그리스의 연인들> 외
이강백의 작품은 쉽지 않다. 관념적으로 쓰여진 문어체 대사들과 전형적인 등장인물들, 그리고 군더더기 없이 설정에 따라 전개되는 사건들과 그것들이 빚어내는 여백의 미…. 이는 문학으로 읽기에는 수월해도 연극으로 무대 위에서 보여주기에는 결코 만만치 않다. 잘못될 경우 문어체의 대사들은 피상에 그쳐 어색하기 그지없고 등장인물들과 플롯은 작위적으로 보이기 쉬우며 여백은 지루함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그래서였을까. 나름 호평이었던 공연들에서 대사는 배우들의 입에 맞게 구어체로 바뀌거나 등장인물들과 사건들은 구체적이고 실감날 수 있는 방향으로 형상화 되었다. 하지만 이수인이 연출한 떼아뜨르 봄날의 <심청>에서는 이강백 작품의 고유성을 최대한 그대로 살리면서도 봄날 특유의 연극성을 새롭게 더하였다. 이를 통해 이강백의 관념적인 언어는 깊이를 얻고 전형적인 등장인물들은 생기를 띠며 형해적(形骸的)인 플롯은 인간과 삶의 본질을 꿰뚫는다. 그리고 떼아뜨르 봄날만의 음악성과 움직임은 유쾌하면서도 발랄하게, 때로는 서정적이면서도 은밀한 방식으로 이강백이 남겨놓은 여백을 채우고 비우며 생동감 있게 연주한다.
<심청>, 존중과 이해, 용서와 사랑의 이야기
<심청>은 선주와 간난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관계란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필연적이고 역동적인 조건이다. 선주는 간난을 통해 변화한다. 지금까지 그는 무수한 심청이들의 죽음과 간난의 죽음을, 그리고 얼마 남지 않는 자신의 죽음까지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간난을 통해 선주는 자신의 삶에 대한 욕망과 의지를 새롭게 발견하기 시작한다.
간난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당수의 제물로 팔려온 간난은 가난과 아버지의 학대로 가득했던 자신의 삶과 처지를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평생 가난하게, 아니 하루를 살아도 간난이로 살고 싶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간난이 괴로운 것은 정작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겉보리 스무 가마에 팔아먹은 아버지에 대한 생생한 기억과 원망 때문이다. 간난에게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선주와의 관계를 통해 간난의 자기애는 놀랍게도 타인에 대한 인식과 이해로 향해 나아간다. 간난은 우선 구체적인 감각, 즉 배고픔을 통해 선주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난생처음 경험하는 극진한 존중을 받으며 점차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풀어간다. 관계와 변화의 핵심에는 무엇보다 인간의 마음이 놓여 있다. 간난에게 도망가라고 말하는 순간 선주는 선주로서의 삶을 포기한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하는 선주를 보는 순간 간난은 죽음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아버지에 대한 용서가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간난은 선주의 마음을 안고 떠난다. 하지만 간난에게 자신의 전부를 준 선주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버린다. 두 사람의 삶이, 그리고 죽음이, 애처롭고 안타깝다.
유의사항
- 관람등급(만 13세) 미만 관객은 객석에 입장할 수 없습니다.
- 공연 당일에는 예매취소, 변경, 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공연 당일 예매티켓 수령은 공연 1시간 전부터 가능합니다.
- 예매는 비지정석으로 운영됩니다.
- 객석 입장은 공연 20분 전부터 가능합니다.
- 공연 시작 후에는 입장이 제한됩니다.
- 공연 중 퇴장 시에는 재입장이 불가능합니다.
- 공연장 내에서는 휴대전화 사용, 음식물 반입, 사진 및 비디오 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 티켓 예매 후 취소 및 변경, 환불은 예매처의 취소/환불 정책을 따르고 있습니다.
- 휠체어 이용 시, 전화예매 02-742-7563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