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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기획전꿀꺽 2024.07.10 ~ 2024.08.10두산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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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d a Light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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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llow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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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 viens en moi, je viens en toi (You come in me, I come in you) 썸네일
BIG FEET, BIG 썸네일
REVIVICOR (A LIFE WITHOUT END)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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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벌린 점 (1)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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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전시 전경

관람시간: 화수목금토 11:00~19:00 / 일, 월 휴관
장소: 두산갤러리, 서울 종로구 종로33길 15 두산아트센터 1층
무료관람 / 문의: 02-708-5050

 

 

"나는 경솔하며 너희들보다 용감해서 몸을 태우지 않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빈약함으로 방해하지 않는다. 나는 아름다움을 통째로 꿀꺽 삼킨다. 그것의 소재는 육체야. 물질로 만들어졌지. 나의 상상력은 육체의 상상력."

ㅡ 버지니아 울프, 『파도』

 

《꿀꺽》은 물질과 신체가 결부되는 소리,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드러내거나 감출 때 취하는 모양새, 남의 것을 제 것으로 탐하는 태도를 은유하는 단어 '꿀꺽'을 전시의 언어이자 이미지로 가져온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무언가, 축축하고 검은 통로를 지나 몸속에 위치될 무엇, 육체를 탐험하는 물질, 동시에 제 안에서 물질을 만지고 빚는 육체. 스쳐 지나거나 영원으로 잠식될 그곳은 용감한 세상, 예상 밖의 도착지, 시작과 끝을 구분할 수 없는 장소. 꿀꺽은 이렇게 육체와 물질을 매개한다. 

 

몸은 제 안팎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을 스스로 벌이며, 또 의지와 무관한 사건들에 노출되는가? 몸의 바깥에는 삼켜지길 기대하는 물질과 삼켜짐을 예측하지 못하는 물질이 있다. 기생과 공생의 관계가 뒤엉킨 혼합체, 이미 생을 다한 부산물, 흡수되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존재들처럼. 몸의 안쪽에는 육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향해 파고드는, 형용하기 어려운 본능에 가까운 순환이 내밀한 감정을 동반하며 신체의 생리적인 부분까지도 변화시킨다. 이 움직임은 내장적이다. 꿀꺽. 물질이 육체와 한데 섞이며 안과 밖, 주체와 객체, 능동과 수동의 구분이 불분명한 상태에 놓인다. 이 모호함은 그 자체로 동시다발적인 몸의 주체/타자됨을 은유하며, 꿀꺽은 서로를 상대의 몸속에서 만들어낸다. 
 
꿀꺽이 전유하는 태도는 공격적인 행위는 아니지만, 비단 수동적이지도 않다. 타자의 것을 제 안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스스로의 욕망을 바깥으로 배출하기에 그렇다. 이것은 가장 자연스럽고 기본적인 욕구의 표현인 동시에, 어쩌면 급진적이고 강제적인 제스처로 읽히기도 한다. 이윽고 전시는 당신도 함께 꿀꺽할지 묻는다. 누군가는 지체 없이 《꿀꺽》의 모든 장면을 자신의 몫으로 삼킬 수도, 한 움큼만 탐할 수도, 일부 소화한 후 찌꺼기로 남길 수도, 별안간 덩어리째 토해낼 수도 있다.

 

로르 프루보는 여행과 탈주, 소속감이라는 개념을 토대로 서사를 구축해 ‘다른 무언가가 되기'에 주목한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두 편의 영상 작업 <Shed a Light>(2018)과 <Swallow>(2013)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내재한 기쁨과 향유를 이야기한다. 먼저 <Swallow>는 원초적 감각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시각성이 가진 권위를 지적하며 태양 빛, 잉태, 생명, 녹음의 소리를 이미지로 드러낸다. 들숨과 날숨, 혀와 입천장의 감각을 들어보기를 권유한다. 이는 녹아내리고 열화되는 지구에서, 대안 세계로 도피하는 여정을 역동적인 카메라 움직임으로 보여주는 <Shed a Light>과 연결된다. 목소리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면 가슴 형상으로 이루어진 분수에 다다르고, "당신은 이 안의 액체예요 느껴져요…나는 당신을 삼켜버려요" 말하며 함께 젖기를 제안한다. 작가는 한계를 초월하는, 울타리를 넘어 황무지를 발견하는, 버려진 것을 새로이 탐색하는 가능성의 감각을 일깨운다.

 

엘리노 하이네스는 생동하는 유기체를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신체의 유동성과 가변성을 포착하여 조각한다. 그는 효율적인 기계-기술문법을 깨뜨리고자 하는 다공적이고 투과적인 신체의 욕망을 관찰한다. 작업은 실재하는 살성, 체현, 따뜻함과 축축함의 중요성을 다루며, 뼈, 침, 땀, 모유 등 유기적 액체가 침투된다. 신작 <Tu viens en moi, je viens en toi (You come in me, I come in you)>(2024)는 서로에게 파고들고 겹쳐지는 몸을 닮은 세라믹을 나무 몸통이 지지하고 있는 형상으로, 연결되고 전복되는 주체와 타자의 관계성을 다룬다. <Dry spell>(2024)은 음수대에 고여 있는 물을 삼키기 위해 접근하는 인간과 비인간 형상들의 아상블라주로, 목마름에 허덕이는 다양한 종이 액체와 뒤엉켜 하나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말한다. "우리는 살아 있고 그래서 목이 마르다, 우리는 살아 있고 그래서 더럽다."

 

이은새의 회화는 여성의 욕망을 시각적이고 물질적으로 수행한다. 액체성을 지닌 물질과 이를 탐하는 신체를 매개하여 갈증과 욕구, 더러움과 역겨움, 핥거나 삼키고 토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Mite life 1>(2023), <Mite life 4>(2023) 속 장면은 어느 날 밤 언제 열었는지 모를 물을 들이켜 갈증을 해소한 작가가, 잠결에 썩은 해골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은 원효대사의 일화를 떠올린 경험과 이어진다. 더러운 물-깨끗한 물, 삶-죽음, 정물-생물과 같이 양극화된 이미지의 중도를 파고든다. 한편 <입 벌린 점>(2016) 연작과 그 사이 놓인 <고추절단기>(2016)는 보다 분명한 선과 획으로 남성적 시각 체계 속에서 얼굴이 드러나지 않은 채 대상화된 육체를 그리고, 그러한 시선을 되받아친다. 7년의 시차를 가지고 제작된 이은새의 작업들은 '꿀꺽'에 내포된 먹고 먹힘의 은유적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풀어낸다.

 

 

로르 프루보(b. 1978)는 영상, 설치,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현실과 상상의 서사를 교차하며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허문다. 여행, 탈주, 소속감의 개념을 허구적인 이야기를 통해 유희적으로 풀어내는 동시에, 젠더, 환경, 자본주의 등 현실 문제에 관해 첨예하게 고찰한다. 주요 개인전으로 《Our elastic arm hold in tight through the clouds》(쿤스트할 샤를로텐보그, 코펜하겐, 덴마크, 2021)와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프랑스관(2019)을 대표했던 《Deep See Blue Surrounding You》등이 있다. 주요 단체전으로는 2022 부산 비엔날레(2022), 제22회 시드니 비엔날레(2020) 등이 있다. 

 

엘리노 하이네스(b. 1995)는 살아 있는 물질로서의 신체 탐구에 주목한다. 작가가 경험하고 해석한 인간의 몸은 매끈하고 결점 없는 신체가 아닌, 감각과 욕구로 들어찬 흐르고 질척이는 물질성에 기반한다. 작업의 주요 매체로 유리, 세라믹, 파운드 오브제와 같은 섬세하고 깨지기 쉬운 재료와 더불어 살성과 액체성을 상징하는 모유, 타액, 각질, 머리카락 등의 재료를 혼합한 다중매체 작업을 선보여 왔다. 《Faux》(더 스플릿 갤러리, 런던, 영국, 2023), 《Annual Sadness》(디 오간 팩토리, 런던, 영국, 2023)등의 전시에 참여했으며, 2023년 케네스 알미티지 젊은 조각가상과 2024년 영국 왕립 조각가 협회 길버트 베이즈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은새(b. 1988)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불만과 이에 반응하는 저항의 시도를 상상의 조각으로 수집하여 이미지로 기록한다. 특히 사회의 규범적 틀 안에서 쉬이 대상화되는 인물에 관심을 두고, 이들을 능동적인 피사체로 표현한다. 주요 개인전으로 《mite life》(갤러리2, 서울, 2023), 《Charcas》(L21, 마요르카, 스페인, 2023), 《Cold Rub》(PHD Group, 홍콩, 2023)가 있으며, 주요 단체전으로는 《헥스드, 벡스드 & 섹스드》(웨스트 덴 하그, 헤이그, 네덜란드, 2023), 《젊은 모색 2019: 액체 유리 바다》(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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