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건축을 향하여

건축의 역사는 새로운 건축들이 연속적으로 출현하며 진화되어 왔다. 기존의 것과 ‘다른 건축’(une architecture autre)들의 역사인 것이다. ‘다른 건축'들은 시대적 격변기마다 등장하며 생존함으로 다음 시대를 이끌 ‘종의 기원’(Origin of Species)이 되었다. 이제 ‘다른 건축’은 자리잡아 기존의 체계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물론 언젠가는 다시 ‘또 다른 건축’에게 그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한다. 화려한 날을 뒤로 한 채 뒤안길로 물러나게 마련이다.

‘다른 건축’은 새로운 대안이어야 하므로, 기존과는 차이(다름)를 지녀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다름 자체로는 충분조건은 아니다. 그 차이는 시대적 요구와 의미를 지니는 것이어야 한다. 기존의 건축이 집중했던 건축적 관점들이 한계에 도달한 그 순간, 막다른 벽 너머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탈출구, 하늘로부터의 동아줄 같은, 건축적 차이를 보여주어야 한다.

‘다른 건축’은 기존의 건축적 문제의식을 전제로 태동한 것이다. 기존의 가치들을 완전히 말살, 묵살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 보완하며 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 속에 등장했던 기존의 건축적 관점들은 영원히 소멸된 것이 아니다. 새로운 건축 속에 은밀히 내재되어 있거나, 다시 이어질, 즉 ‘또 다른’ 건축을 태동시킬 유전자로 남아 이어진다.

본 강의 시리즈에서 소개될 다양한, 서로 다른, 상호보완적인 관점들은, 과거부터 현재, 근미래의 건축, 저 멀리부터 바로 우리 주변의 사례들에 이르기까지 연결되며, 다른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틀’로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강사 남성택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학사 졸업 후, 프랑스 파리 마른느 라발레 건축대학교(EAVT)를 졸업, 프랑스 건축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스위스 로잔 연방공과대학(EPFL)에서 20세기초 레디메이드 현상의 관점에서 근현대건축을 연구하며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 귀국해 한양대학교에 부임한 이후, 기술과 예술의 매개 영역으로서의 건축의 연구와 집필활동을 진행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작은 스케일의 오브제와 큰 스케일의 도시 디자인으로 확장, 연계하는 통합적 건축이론 연구에 목표를 두고 있다.

강좌일정 및 내용

1강 10/6(목) 구조, 건축을 전시하다: 골조(OSSATURE)

2강 10/13(목) 표면, 공간을 감싸다: 피복(Bekleidung)

3강 10/20(목) 방, 건축이 시작되다: 닫힌 공간(Enclosed Space)

4강 10/27(목) 벽, 경계를 허물다: 열린 공간(Open Space)

5강 11/10(목) 질서가 부여된 공간: 척도(Measurement)

6강 11/17(목) 자유 형태와 숨겨진 법칙: 성장(Growth)

7강 11/24(목) 채움과 비움, 공존하다: 보이드(Void)

8강 12/1(목) 모두가 하나인 건축: 올오버(All-Over)